박물관 전시는 박물관의 정체성을 가장 빨리 알 수 있는 매개체이며. 관람객과 박물관이 가장 빠르고 가깝게 소통할 수 있는 창구이다.
박물관이 품고 있는 다양한 이야기를 대중에게 쉽고 재미있게 설명할 수 있는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전시"이다.
전시는 박물관이 대중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가득 담아 다양한 경로로 대중에게 다가간다. 사실에 기반한 지식 전달, 학습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교육적 역할, 사회문화적 현상에 대한 공감 등을 통해서 말이다.
전시는 박물관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두서 없이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설정한 주제에 대해 치밀한 스토리텔링으로 이루어진다. 그 뼈대 위에 관람객 니즈에 맞춘 다양한 매체를 통해 화려하게 옷을 입힌다.
박물관 전시는 크게 상설과 비상설로 나눌 수 있다.
상설전시는 박물관 내 가장 넓은 범위를 차지하는 공간으로 박물관의 설립 목표와 정체성 등을 자세히 소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3년에서 최장 10년까지도 해당 내용을 유지한다. 물론, 주제나 연출의 부분 개편을 통해 박물관을 자주 방문하는 매니아층의 지루함을 덜어주기도 한다. 비상설전시는 특별전시, 기획전시 등 비상설로 운영되는 전시를 말한다. 새로운 연구결과물의 성과, 상설전시실 내용 보강, 기타 국가나 박물관 등의 기념비적인 날을 주제로 운영되고 있다.
상설전시
박물관의 설립목표와 정체성을 알 수 있는 전시로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핵심 유물을 소개
비상설전시
기획전시 - 박물관이 지속적으로 수행하고 있는 연구의 성과물, 상설전시 주제를 연계한 확장 주제로 전시(계획성)
특별전시 - 기념비적인 것, 국가 중요지정일이나 특별한 인물, 역사적 사건, 이벤트 등을 주제로 전시 (비계획성)
기획전시와 특별전시는 비상설전시라는 점에서 공통점을 가지나, 주제, 예산, 기간 등을 고려한다면 경계가 사실 명확하게 구분된다.
그렇다면 "박물관 전시는 어떤 과정을 거칠까? 상설전시와 비상설전시가 차이점이 있을까?"
거시적으로 접근하면 과정은 같다. 다만, 운영예산, 전시 주제와 연출매체, 연출 마감 등에서 차이를 보일 뿐이다.
상설전시는 안정적이고 견고한 마감, 넓고 쾌적한 환경에서 전시 주제를 소개하지만, 비상설전시는 과감하고, 특이한 시도를 많이 보여준다.
전시의 과정을 살펴보자.
주제선정 → 전시자료 수집 → 스토리라인 설정 → 전시원고 및 전시자료 확정 → 전시디자인 → 전시관 공사
→ 자료 디스플레이 → 보완 및 시험운행 → 도록발간 / 문화상품제작 → 전시 오픈
해당 과정이 모든 전시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박물관은 위의 순서대로 전시를 진행한다.
상설전시의 경우 위의 과정으로 1년 이상 전문 인력들이 투입되어 수행하며, 기획전시와 특별전시의 경우 적게는 6개월 짧게는 3~4개월의 기간을 거친다.
이 모든 과정은 전시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이 과정들 각각의 전문 인력들이 투입되는 것이다.
박물관 정체성과 연계된 주제가 선정되었는지부터 주제와 스토리 윗받침 할 적절한 자료의 선정, 많은 이야기를 효율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공간 분할과 매체의 활용, 관람객이 편하게 관람할 수 있는 자료의 위치 선정 등 어느 하나 엇박자가 나면 그 전시는 호평을 받기 힘들다.
전시는 논문 한 편과 같다. 다음편에서는 필자의 실무 경험을 기반으로 위의 과정을 세세하게 살펴보기로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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