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자는 전시 오픈을 위해 해야할 일이 산더미다.
기관이 정해 놓은 마스터플랜에 의해 전시주제와 시기, 예산 등이 책정되어 있고 담당 전시기획자(큐레이터)도 배정해 놓는다.
많은 큐레이터 중 전시를 진행할 인력은 어떻게 선발될까?
통상 전시기획자의 전공과 경험을 고려해 전시를 배정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 기관 내 주제에 대한 전공자가 여러 사정에 의해 부재할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럴 땐 기관장의 재량으로 전시를 성공적으로 이끌어갈 담당자를 선택하고 선택 받은 담당자는 여러 부서의 협력을 통해 전시를 준비하게 된다.
전시 준비는 이전에 준비해야 하는 것들이 무엇인가?
첫 번째는 전시의 뼈대를 만들고 살을 찌우며 예쁘게 옷을 입힐 팀을 꾸리는 것이다.
이 팀은 일반 회사가 하나의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인력 구성과 비슷하다. 전시를 총괄 지위하는 과장이 있을테고, 중간 관리자인 학예연구관, 실무자인 학예연구사(큐레이터/전시기획자)와 연구사와 호흡하는 학예연구원과 전시디자이너가 있다.
통상 연구관 1명, 연구사 1명, 연구원 1명(혹은 2명) , 전시디자이너 1명정도가 한 팀으로 꾸려진다.
이렇게 꾸려진 한 팀은 기관의 사정마다 구성원의 수가 다를 수 있다. 대내외적으로 중요한 전시일 경우 많은 인력이 참여할 수도 있고, 외부인인 '객원큐레이터'가 참여할 수도 있다.
두 번째는 전시주제 대한 다양한 연구 및 자료를 모으는 것이다.
전시를 하려면 주제에 대한 배경을 이해하고 역사적 사실을 직시하며, 관련 이슈 등을 수집하고 연구해야 한다. 전공자를 기획자로 투입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주제에 폭넓은 이해와 연구 경험, 관련 주제를 연구하는 수많은 인력인프라를 갖추고 있어 해당 주제에 대해 접근하기 매우 용이하기 때문이다.
세 번째는 양질의 자료를 합법적 과정에 의해 활용하는 것이다.
아주 중요한 항목 중 하나이다. 바로 저작권이다. 전시에 활용하고 싶은 문학 콘텐츠, 영상, 이미지, 신문기사.... 등이 사기업이나 개인에 해당한다면 해당 콘텐츠를 창작한 기업이나 사람에게 저작권이 있다.
예를 들어 오래된 신문 하단에 광고 그림 하나를 추출해 전시에 활용하고 싶다면, 해당 신문사가 요구하는 형식에 맞춰 자료를 요청하고 금액을 지불 한 후 파일을 받아 사용해야 한다.
저작권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다면 한국저작원 위원회 혹은 문화체육관광부 홈페이지에 자세한 설명이 나와있으니 반드시 참고해야 한다.
공공기관에서 생산한 자료의 경우는 공문으로 해결이 가능하다. 수수료를 지급하지 않고 출처만 밝혀주는 선에서 콘텐츠 대여가 가능하다.
반드시 지켜야할 사항은 저작물에 대한 사용목적, 기간 등 대여 기관이나 사람이 요구한 요구사항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
예를 들어, 사용목적: 1부 인트로 영상 중 15초~20초 사이에 저작물의 노출, 전시기간 : 2달, 저작물 노출시 소장처 표기 등이 요구사항이었다면 반드시 해당 용도로만 사용해야 한다. 해당 저작물을 패널의 이미지로, 리플렛 이미지 등으로 파생 콘텐츠로 사용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이는 전시자료와도 관련이 있다. 전시 자료의 개인정보 노출에도 주의를 기울여야한다. 아무리 오래된 자료라고 해도 주민등록번호, 집주소 등의 개인정보나 얼굴 등 초상권 등의 사항들을 고려해 자료로서의 사용여부를 반드시 검토해야 한다.
많은 기관에서는 개인정보나 얼굴 등은 세부정보나 일부를 가려 사용하는 사례가 많고, 자료 입수 시 저작권에 대한 허가를 모두 이관받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었지만 간혹 제 3자가 민원을 하는 경우도 있어 반드시 확인이 필요하다.
전시는 참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이다. 전시 원고는 물론, 자료 선택, 저작권해결, 디자인, 기타 행정처리...
한 팀에 5명 내외로 움직여도 빠듯하다. 대형 박물관의 경우 이런 작업들을 1년에 5~6개 수행하며 쉴 시간 없다..
하지만, 6개월을 꼬박 준비한 전시가 외부로부터 호평을 받고 많은 사람들이 좋아해주면 그것으로 위안과 격려, 보람을 느끼게 된다. 한 팀이 되어 손발을 맞췄던 동료들과도 전우애가 생기고!!
전시를 관람하는 사람들도 관람 후 전시를 만든 이를의 노고를 조금이나마 기억해줬으면 좋겠다.
사실 이런 과정들을 다 알고 본다면, 전시는 더욱 재미있다.
기획자의 실수가 아니라 다양한 상황에 의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고, 그 선택 안에서 치열하게 고민하고 더 나은 방향으로 가고자 했던 모든 흔적들이 고스란히 보일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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